심리테스트를 직접 만들게 된 계기 — 질문 하나에 30분씩 걸리는 이유

점심시간에 뭐 하세요?
저는 보통 유튜브를 보거나 SNS를 뒤적이는데, 어느 날 친구가 단톡방에 링크 하나를 던졌어요. "이거 해봐, 소름이야"라는 말과 함께요.
심리테스트였어요. 솔직히 별 기대 없이 눌렀거든요. 혈액형으로 성격 나누는 것도 "에이, 그게 뭐" 하는 쪽이었으니까요.
그런데 결과를 보고 멈칫했어요.
평소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제 모습이 몇 줄로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거든요. 그 순간 깨달았어요. 사람들이 심리테스트에 빠지는 이유는 정확해서가 아니라, "이해받았다"는 느낌 때문이라는 걸요.
해보면 할수록 아쉬운 점이 보였어요
그 뒤로 연애 유형, 음식 취향, 스트레스 유형까지 닥치는 대로 해봤어요.
근데 아쉬운 게 쌓이더라고요.
질문이 너무 직접적이에요. "당신은 외향적인가요?"라고 물으면 답이 뻔하잖아요. 결과가 예측되는 순간 재미가 사라져요. 심리테스트의 매력은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것인데 말이에요.
결과도 마찬가지예요. 짧은 네 줄 중 세 줄이 어디서 복사한 것 같고, 읽고 나면 "아 그렇구나" 하고 끝나는 느낌.

그래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어요
어느 날 밤, 생각했어요. 나라면 어떤 질문을 만들까?
핵심은 상황을 던져주는 것이었어요. "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?"라고 직접 묻는 대신, "친구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을 때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은?"처럼 가상 상황을 제시하는 거예요.
사람은 현실에서는 포장하지만, 상상 속에서는 본능대로 움직이거든요.
메모장을 열고 질문을 써보기 시작했어요.

질문 하나에 30분이 걸리는 이유
선택지 네 개가 각각 다른 성향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야 하는데, 너무 티가 나면 안 돼요.
네 개 모두 매력적이어야 해요. 하나라도 "이건 아무도 안 고르겠다" 싶으면 밸런스가 무너지거든요.
재밌는 건, 그 과정에서 만드는 사람인 제가 먼저 몰입한다는 거예요. 음식 취향으로 성격을 알아보는 테스트를 만들 때, "여행지에서 줄 긴 맛집을 발견하면?" 이런 질문의 선택지를 쓰다가 저도 모르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어요.
만든 사람도 고민하는 질문이면, 푸는 사람은 더하겠죠.
부정적인 결과는 만들지 않기로 했어요
결과를 쓸 때 딱 하나 규칙을 정했어요.
읽는 사람이 "이해받았다"고 느낄 것.
첫 줄에서 "어, 맞아"가 나와야 하고, 마지막 줄에서는 "이것도 괜찮은 거구나"라는 기분이 들어야 해요.
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이렇게, 누군가는 저렇게 반응하는데 — 그게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잖아요. 그 "다름"을 재밌게 풀어내는 것, 그게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에요.

이 블로그는 그 기록이에요
심리테스트 만드는 사람의 비하인드 노트. 질문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,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, 만들면서 저에 대해 알게 된 것들.
직접 만든 테스트가 궁금하다면 한번 해보세요.
앞으로 여기서 종종 끄적여 볼게요.